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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02-09-23 18:50
조회 :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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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공사판
긴 겨울 가뭄에
가로수는 피부가 까칠까칠 터지기 시작했다네
유연제도 바를 수 없는
가난한 도심의 살결
바람에 귀 기울이며
머리칼처럼 흔들리는
얼어붙은 땅에도
빌딩은 솟는다네
새벽 모닥불에
실장갑이 모이고
가건물의 흔적은
까만 나뭇가루가 되어
이 땅과 하직하고 있네
일곱 시 땡치면 집을 만드세
벽돌을 쌓을 테니
미장을 하게나
번쩍이는 대리석에 눌려질
물에 젖은 시멘트의 등돌린 대립
집을 만드세
우리가 살지 못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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