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마르고 거친 흙투성이
태반 속에
잉태되어 죽은 듯
살아 있다.
공간과 절단된
신음의 시간대
허릴 펼 수 없는
내가 땅이 되어버린 그 속에
간간히 적셔오는 흙투성이 양수가
숨 쉬는 존재를 확인 시켜주고 있다.
꿈틀 꿈틀
꿈틀 꿈틀
꿈의
틀
2.
간간히 나무 뿌리를 타고 전해오는
이파리의 소식
탈출 할꺼야
맘껏 숨을 내쉴꺼야
태반 속에서
이를, 아니 몸을 간다.
굼벵이의 몸으로
수 많은 다리를, 팔을 비빈다.
홀로 싸워야 하는
고독의 시간
서늘하다.
차디찬 흙투성이 속에 태아
깔깔거릴 한 때를 위해
부서짐의 세월
태아로 몸부림 진동에 떨다니
3.
이르러
암흑의 시간 속에서의
성숙.
(단단한 대지가 연약하게 보이는)
황홀한 밤공기, 향기에 취해
조금씩 태반을 밀며
자궁을 벗어난다
늙은 태아의 허리를 펴고
수 많은 팔들이
질 속 어둠을 밀어낸다.
보라!
눈부신 빛의 춤사위
땅거죽 하나 사이로
저렇듯 햇살 향해 팔 벌린
초록 이파리의 생기
믿어지지 않는다.
어둠 속에 갇힌
뿌리만의 세계 그 존재
4.
두려워
탯줄이 끊긴
햇살의 세계
제각기 존재하기에 바쁜 사물들
안타까운 눈으로 나를 보고 있어
불현듯 다가오는 따스했던 태반 속의 안정
본능적으로 나무를 기어오를 때 벗겨지는
내 몸, 허물
허물 이었다니
첫
가벼움
황홀하다
한 순간에, 팔 벌린 나무 소매 끝에 갈 수 있는
날개의 위력
긴 세월 꿈틀거리던
굼벵이
다 자랐어요
칠 년을 한결 같이 이 날을 위해
마지막의 그 짧은 칠 일 교향곡
울음이라 하지 마세요
화, 환한 희망빛 노래, 노래예요
우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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