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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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마
  글쓴이 : 날짜 : 03-02-13 17:59     조회 :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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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믿었던 천정에 물이 새고 황토는 더 이상 마른 기침을 하지 않았다. 잔잔히 물방개처럼 흐르던 강물에 황토빛 고속도로가 뚫리고 질주하는 돼지 꼬랑지를 쫓던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 옆구리가 뚫린 채 가뿐 숨을 몰아쉬는 논두렁에 삽과 괭이를 놓아둔 채 아버지는 진흙길을 소걸음으로 걸어오고....

  2.
  바람조차 물화살을 맞아 길을 잃었을 때 아이들이 떠난 교실엔 교과서도 없이, 찌그러진 남비가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허기진 남비는 수해대책용 밀가루를 한 점 한 점 삼키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그 허연 수제비에 아이들은 입맛을 다시며...

  3.
  달포를 씨름하던 먹구름이 사라지고 하늘은 허연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물살의 배지기에 넘어간 산허리가 누런 내장을 드러내 논바닥을 무덤처럼 덮은 그곳엔 몸을 감춘 돼지 꼬랑지가 풀잎처럼 꽂혀 있었다. 매년 차가운 여름을 맞이할 때마다 아버지의 뒷머리에 허연 머리카락은 물살에 휩쓸린 벼이삭처럼 일어설 줄 모르고....



신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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