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통 같으니
밥알인지도 모른 채
모래알로 느끼다니
칫솔질할 때마다
헛구역질 해대며
더부룩한 욕망의 상처 움켜쥔다.
치유하기 힘든 갈등의
씨앗
과음하셨군요
순간 심장이 뭉클
볼에 부끄럼이 몰린다
그는 알 수 없을꺼야
십자가에 못을 한 번 더 박는
예수쟁이의 죄된 습성을
내시경 검사를 해야겠습니다
아찔하다
인간의 속을 드러내야 하다니
눈만 달린 뱀이 몸을 휘어
꾸역꾸역 목을 넘어 식도를
검사한다
군데군데 앓고 있는
양심의 생채기
독주를 해독하는 간의 노고에
위장은 미안한 모양이다
대뇌의 명령자는 간덩이가 부은 것이 아닐까
헥헥거리는 허파
부지런한 심장도
알 수 있으리라
서로 존재하므로 살아 있다는 것을
제각기 소화할 것은 소화하고
부패의 가스층을 밀어낼 때
방귀소리 그 시원함이란
가벼운 위염 입니다.
식후에 드시고
부디 가슴 속 희망을 버리지 마십시오
병원 문을 나설 때
푸른 하늘 덩어리 환한 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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