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일기 . 18
- 야산에 올라
겨울비가 내려 이 야산을 촉촉이 젖시고 있구나. 춥지않을까? 나무들이 잎사귀도 잃은 채 몸을 맞기고 있어. 종달새 한 마리 종종 걸음으로 어딜 가는걸까 저 작은 새도 생업을 하는구나 친구도 없는 내게 까치소리 깍깍 나를 반기네 모두가 떠난 자리 빈 가슴 채우는음성... 그리운이여 들어봐! 빗방울이 나목을 애무하듯 흐르는 소리, 온몸으로 안아주는 ...소리도 없이 이처럼 따스하게 들릴 줄이야 우산을 던지고 안고싶어.그대 왜 한평생 떠날 수 없는거야 오십 년 백 년 한 걸음도 벗어나질 못하는거야 섬득하게 몸이 베어질 때까지 화석이 되어 굳어야 한다니 온갖 눈, 비를 한 치 피할 수 없다니, 네몸에 기생하는 벌레가, 둥지 튼 새가 그리움의 존재라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구나 하나의 잎파리로 하나의 돌뿌리로 하나의 칡뿌리로 네 몸을 이루고 싶구나 그대 그리워 다시올 때 이처럼 반겨줄 수 있지? 휘어진 허릴 펴며 초록의 손짓 하늘거리면서
다시 고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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