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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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민주항쟁기념 청소년 백일장 대상 작품 "그날"을 읽고
  글쓴이 : 박재수 날짜 : 08-06-05 21:58     조회 : 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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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어시야

근디 갑자기 어떤 놈이 떡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 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재.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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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대체 무엇인가요? 산문이란 무엇인가요? 산문이 시가 될려면 어떻게 "느낌의 전이"가 되어야하고 문학, 그리고 예술 작품이 작품성은 어디서 나오나요 이 시를 처음 읽었을때 느낌은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와 "살아있는 자"의 부끄럼이였습니다. 동시에 영혼과 가슴이 살아있지 못하면 "감동"을 독자에게 "전이" 되지 못한다는 평범한 진리는 작은 위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작중화자가 "그날" 진압군에게 엉겹결에 동생같은 학생을 "총구녕"에게 내 주고 평생을 아픔 속에 살아가는 슬픈 고백을 구어체로 쓴 것이다. 산문이 시로 전이 된것은 그 작중화자의 아픔이 우리에게 부끄러움으로"전이" 된것이고 작중화자의 역사적 "그날"을 역사적 사실이 아닌 우리의 평범한 일상으로 이끓어낸 지역 방언을 표현하여 독백 진술한 "사실감"에 읽는이로하여금 더욱 감동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작품을 쓴 여고 3년의 학생은 "들은 얘기가 그대로 시가 됐어요"(사실 이런 말도 시적 자질이 없인 쓸수 없는 말이다)라고 했고 심사위원 정희성 시인은 "그날"을 처음 접하는 순간 몸이 떨렸다"라고했다 .

"어려워야만(?)자신의 능력을 표현하는 시, 소설, 춤 그리고 그림. 그따위 보다, "예술은 독자에게 감동의 "전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해본다.
시와 예술은 어려운 것도 쉬운 것도 아니다 다만 시적인가 예술적인가 감동적인가의 차이일뿐......

-박재수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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