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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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人의 가슴 -추경희의 시세계
  글쓴이 : 날짜 : 02-09-24 16:26     조회 :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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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의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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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희 시인의 시를 처음 접한 순간 느낀 것은 `가슴이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문학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인간적인 가슴'이 살아 있는 것이라고 절실히 느낀 명제이기에 추시인의 가슴이 살아있는 시를 발견한 것은 오랜만의 기쁨이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어찌 어찌 살았네

보고픈 이여
그리운 이여
오늘
세월의 회상을
쓸어 담기에

그 옛날 쏟아지던 별 주위
소쿠리 채 그대로 주고 싶네

-친구여 中-

그의 시, 그의 노래에는 사랑이 넘쳐있다. 아니 자신이 가진 사랑을 누군가에게 주고싶어 자신은 비워지든, 쓰러지든 주고싶은 사람이다. 특히 친구에게 더욱 주고싶은 사람이다. 채우려고만 하는 오늘날, 줄 것이 없는 빈 배 같은 인생이라 할찌라도 비워지고, 주고픈 마음이 밤하늘 별빛되어 따스함으로 그의 가슴에 쏟아진다.
그렇다. 추 시인의 가슴은 줄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쏟아지는 별 줒어 소쿠리채 그대로 주고 싶은 사랑의 넘치는 그런 따스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다.

2000년 3월 2일
나는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입학을 한다


1학년 2반
초록 리본을 달고
30년 전
입학을 했다.

엄마는
맨 끝에서
불쑥 줄 중간쯤
나를 밀어 넣으셨다

오늘
줄 앞
서너 번쯤
겨우 매달린 가방

내 어머니를
더욱 아리게 한다.


년도로 보아 그의 자녀가 입학중이지만 입학식은 작가의 삼십년 전 기억으로 되돌아 간다. 자신이 입학식을 치루면서 시인은 자기 어머니를 생각한다. 더욱 가슴아리게 하는 어머니, 삼십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입학식을 치루는 `에미'가 된 자신과 삼십년전 자신을 입학시키던 어머니는 同化되어 있다. 세월을 뛰어 넘은 감동, 그 감동이 창공에 훼를 치고 있다.

그 해
시집 오던 그 길엔

새파란 하늘이
함께 걸었었지

땀이슬 먹은
살풋한 정겨움이
그림자 밟던 그 길엔

도랑물 뒤집어쓴 들꽃 향기
내 걸음 재촉하고

발목까지 반기던
강아지풀 고운 그 길엔

구불거리는 논둑길 잡아
헤집고 늘어진 하늘 길이
설레임만큼 청명했었지

듬성 옮겨진 주택들
그 옆 푸성귀 거름 내음
어우러진 사람 냄새

지금
초일리 어귀엔
빛 바랜 사진 한 점
걸려 있을 뿐

그립다
내 고향 닮은 그곳
그립다...


-시댁가는 길 全文-

감동적인 것은 고향가는 길이 아닌 시댁가는 길을 이렇게 자연 친화적이면서 행복한 길로 승화시킨 시인의 가슴이다. 시댁가는 길은 얼마나 두려운가 얼마나 어려운가 무엇보다도 한 여성이 시댁가는 길은 `자기를 버리는'길이다. 자기를 버리는 길을 시인은 새파란 하늘과 같이 걷기도 하고 땀이슬 먹은 살풋한 정겨움, 또한 발목까지 반기던 강아지풀, 고운 그 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자연을 범상히 보지않고 또한 사랑한다. 오죽했으면 시댁가는 길의 자연이 이처럼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발목까지 반기던 강아지풀 고운 그 길'은 감동과 희망이 넘치고 풋풋함이 느껴진다. 시인의 가슴은 모든 것에서 느끼며, 감동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추경희 시인은 자연을 이처럼 느끼고, 감동하며 시로 노래한다


<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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