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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수의 시 -근황 18
  글쓴이 : 날짜 : 02-09-25 20:56     조회 : 1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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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수의 시' - 근황 18




'뿌리가 없어도/빌딩은 자란다'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이 드러나는 싯귀라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을 역으로 말하면 전통지향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시작법의 형태가 1930년대부터 맥을 쭈욱 이어온 모더니즘의 메마른 시어사용(수사법을 줄임)이 보이고 있고 더 나아가 여라가지 생각이 혼합된 채 시상이 전개되는 포스트 모더니즘 수법까지 보인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시의 전통적인 방법들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박시인이 우리시의 흐름에 대한 인식을 상당히 하고 있는 데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박시인에게 이제 남은 문제는 새천년의 시적 기법은 과연 무엇인가? 바로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일 것이다.

위의 싯귀에서 '빌딩은 자란다'는 평범한 활유법 내지는 의인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문명을 비판하기 위해서 끌어온 '뿌리, 자란다'라는 비유어는 매우 참신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박시인의 실력이다. 남이 생각못하는 비유를 끌어오는 것, 즉 문명을 상징하는 '빌딩'을 비판하기 위하여 근본이나 전통없는 것을 강조한 '뿌리가 없다'라는 표현, 일상적인 내용같지만 시에 끌어오기는 만만치 않은 용기이며, 또 비정상적 문명의 생장을 표현하기 위하여도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빌딩은 자란다'라고 표현하여 문명의 계속적 성장을 현재형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아울러 수사법(의인, 활유)까지 곁들이고 있다.

평법한 문장속에 '문명비판'과 수사법을 숨겨 놓는 방법, 이것이 박시인의 전략인데, 아마도 좀 더 시를 쓰다보면, 새로운 실험시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문학평론가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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