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쎄라복을 입은 소녀가 비를 흠벅맞은 채 들어오는 소년에게 다가옵니다. 한 손에 따듯한 보리찻물을 건내며 속삭이듯 말을 건냅니다 "수야 나 너 좋아해" 열네 살 때 그 소녀의 한마디는 머시매의 볼을 붉게 물들였고(쪼깐것들이!) 그 뒤 1 년이 지난 후에 소년은 가로등이 물끄러미 내다보이는 골목에서 소녀를 기다리다 종이꽃 같은 편지를 손에 쥐어주곤 후다닥 달음박질 하던 기억이 마치 어젯 일처럼 생생히 눈앞에 펼쳐집니다.
요즘 나무를 꿈꾸고있어요. 두 발을 깊게 뿌리내린,
그녀는 그늘을 좋아하거든요. 팔을 벌리면 바람이 되어 다가와요
허리가 휘청이고, 이대로 주저앉으면 안될까요?
-- 졸시, 열애일기 .1 중에서
십오 년을 순박한 아름다음으로 수 를 놓았던 인연이 너의 결혼으로
연락이 끈긴지 7년 정도 되겠구나, 두 아이의 엄마 되어 아이 키우랴, 남편 뒷바라지 하랴 서른 넘은 전형적 아줌마 된 널 보며 깔깔거리던 노총각, 그때 느꼈어. 우리의 겉모습은 변해도 우리의 시간은 항상 어린 시절에 멈춰 있다는 것을....
세월이 더 흘러 네 아들 딸은 이제 우리가 첫 만날 때 만큼이나 컷겠구나! 어디서 뭘 하는지 너의 순박한 눈빛처럼 너의 세상은 아름다움이 가득 하겠구나 간밤에 문득 네 생각했어. 추억에 잠이 달아 나더구나. 너와의 지난 시간은 투명 물빛 잔잔함 같아, 그리운이여 안녕!
``아!~''
갑자기 충격에 뒷통수가 아프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