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지지 않습니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 땅에 뿌리를 내린 뒤 나의 싹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바람이나 눈보라 속에도 결코 아래를 보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고 뿌리에 힘을 모았습니다. 나의 힘은 오직 자라기 위함입니다. 푸른 팔을 쭉죽 뻗어 그대와 악수를 나누기 위함입니다.
아아! 무엇이 잘못됐을까요?
오직, 그대와 같은 산에서 자라는 것이 기쁠 뿐인데 그대와 같은 길에 담소를 나누는 것이 황홀할 뿐인데...
어느날 거짓말 같은 그대의 사건은 나의 번지와 종류까지 확인해야 하는 슬픈 운명을 맞이해야 했지요...
밤나무와 미류나무는 산 속에서 같이 숲을 이룰 뿐인데 서로의 가슴에 가시를 겨누게 되다니. 정치하는 인간들처럼 팬티를 벗기고 몰래 뭐 뭍었나 확인을 하다니... 아아, 이럴 수도 있을까요? 옆에 잣나무와 민들레도 서로 눈치를 보아야 하다니, 곁에 있는 칡덩굴은 나의 목을 노리는 오랏줄이 아닌가 두렵습니다. 그래요 저의 궁둥이에는 점이 두 개나 되고 꼬치는 좀만해요 더이상 나무에게 상처를 주지 마세요 우린 가족이 아닌가요? 숲을 이루기 위해 고만고만한 뿌리를 내려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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