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댐 휴게소에 개 몇 마리가 있어, 그중 "순이"(참내 뭐 개 이름이 이래!)에 대한 얘기를 할려고 해. 얼마전 새끼를 나아 젖을 출렁이며 돌아다니는데 처음 본 것은 안보관 벤치였어 웬 흰 개가 제법 큰 덩치를 갖고 점잖게, 느리다고 표현해야 하나? 하여간 많은 사람들을 제켜 놓고 부르는 곳은 쳐다보지도 않고 다가와 머리를 쓰윽 숙이더라고(참내 내가 전생에 개X끼였나?) 하여간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목덜미도 어루만져 주었지. ``아이구 순이야 이뻐해 달라고 왔어? 새끼 낳은 모양이지? 그래 얘들(?)은 잘 커?'' 우짜고 저쩌고 중얼거리는데 또 쓰윽 저리로 가더라고. 이곳 사람이 말하더군 쓰윽 보고 만만한 사람한테 가서 비비적거린다고.(거참,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그렇게 개가 비비적 거릴만큼 만만한가?) 하루종일 누웠다 지루하면 하늘 보다 배고프면 먹다가 평화의 댐 근처 한 바퀴 산책하면서 만만한 사람에게 `비비적' 거린다고 해. 참, 요즘 새끼를 낳은지 얼마 안돼 한 번씩 젖주는 일이 늘어났다고 해. 휴게소 식당에 있으니 손님들이 던져주는 삼겹살 정도는 잘 쳐다보지도 않아, 내가 생각해도 아무 생각없이 지내면 될 것 같어. 이 오지의 산골에서 하루에 몇 번씩 비비적거릴 틈 없는 사람들 골라 비비적거리는... 개팔자 치고는 괜찮은 것 같기도 해.
이곳에 몇 달 있으면서 직원들이 그래. 뭔 그런 걱정과 생각을 하냐고? 하지만 그 소리가 나쁘게만 들리지 않는거야. 생각하지 않는 삶, 보고 느끼지 않는 삶은 영혼이 마른 동물적인 삶 같다. 하지만 인간은 그 생각때문에 땅을 지배할 수 있어도 그 생각 때문에 땅의 지배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어. 하여간 한 마리의 개 때문에 별 생각을 하게 해. 문득 그리워. 그 개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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