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낙 화 (이형기님) 중-
며칠전 낙화의 시인 이형기 선생님이 돌아가셨어.
그의 시 낙화처럼 그는 뒷모습이 아름답게 가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 선생님이 부산에서 활동하실 때 스승님과 "시와자유" 동인이셨던 분이라 더 애듯하기도 해. 작품으로서의 선생님보다 삶으로서의 선생님이 되셨던 많은 분들, 작품은 물론 삶을 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이십대 등단 병아리일 때 존경하면서도 어려웠던 선생님들이 나이 드시는 모습이 학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욕심없고 자연에 순응하며 무엇보다도 "깨닳으면서 가벼워 지는"......
사십이 넘어 현실에 젖어들면서 뒤돌아보는 내 삶은 왜그리 추한 줄 몰라. 만나던 사람들, 또 헤어져야 했던 사람들. 그들은 날 어떻게 회상하게될까? 맺어졌던 사연 속에 나의 그림자가 마냥 어둡게만 비쳐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친구들아! 있는 그대로만 봐 줘, 그대로만 사랑해 줘 한 번의 헤어짐이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듯 새로운 만남을 위해 내 자신을 벗고 싶어. 이상한 것은 벗을 때마다 깨끗해 지는 것 같아. 감출 때마다 추해지는 것 같아. 중요한 것은 욕심부릴 때마다 잃는 것 같아. 잃지 않는 길을 걷고 싶어. 잃지 않는 삶은 내가 보아 온 선생님의 길이였던 것 같아.
뒷 모습이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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