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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장일기 . 54 -잃었던 소녀에게 띄우는 소나타
  글쓴이 : 박재수 날짜 : 06-12-19 22:52     조회 :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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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 년 만에 소녀를 만나는 기적이 실현 된 날 빛바랜 수채화처럼 그림은 멈춰 있습니다.첫 만남이 삼십 년 가까이 흘렀지만 사십 대 중년의 둘은 "남남"이 아닌 소녀와 까까머리 소년이 그림 속에 풍경을 흐릿하게 채색하고 있습니다...

  하늘이 울었어
자신은 날 수 없는 공간 속에서
우우, 울부짖으며 제 몸을 풀었지
떨어져 제 몸을 녹일 곳이 있는 은빛 눈망울
끝없이 속삭여
이제 네 온기를 느낀다며
스르르 소멸하며,

    -졸시,    눈. 2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을 때 천천히 세상은 온 몸으로 은백의 눈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역사를 나왔을땐 하늘은 온통 눈망울이 울음을 터트립니다. 눈보라가 몸이 무거워 이 땅에 몸을 푸는 것이 아니라
  "소녀의 눈망울이 내 머리를 감싸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십오년 만에 실현된 이 기적을 "순수한 소망에 대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십오 년 전부터 소녀를 볼수 있으리 라는 소망을 잃은 적은 없지만 "만난 현실"은 하나님의 한 소년에 대한 응답이라고 밖에 설명이 되지않는 초 자연적인 현상인것 같습니다.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이현세 만화의 엄지에 대한 까치의 절대적 사랑은 만화로서 진짜 만화같은 기적을 일구곤하지만 현실에 나타난 이 그림 앞에 늙어가는 소년의 지난 시간이 그려집니다. 스스로 붓이되고 먹물이 되어 판화를 그립니다. 십여 년 동안 알고 지내며 손목 한번 잡지 못했지만 소녀의 집에서 맛있는 것 직접해서 동생들과 같이 먹던 일은 가족 같은 생각이 듭니다. 소녀에게 바램이 없이 주고 싶었던 끝없는 그 시절의 열망!

  뛸 수 없고 날 수 없는
이 따위 껍질이 뭐람?
벗을 수 있다면
단 한 번에 산에 오를 수 있다면
두렵다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산 속의 여정
공포 가득한
푸른 어둠 속에서
움추러들면 태아가 되는 내게
모성 같은
가벼운 껍질의 단단함

      -졸시,  달팽이 중에서

  청년이 되어 숙녀가 된 소녀가 달팽이 껍질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달리기는 고사하고 지고 기어야만 하는 그 운명 같은... 어느날 아이는 몸이 늦고 연질의 육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껍질은 제 몸에 맞게 달팽이의 몸을 운동 시켰습니다. 소녀는 "시의 출발이였고 이어 시의대상"이 되었습니다. 어느순간 시인의 이름이, 느리지만 움직임과 단단한 모성의 껍질"로 이루어 졌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틀이 지나고 그 많던 눈이 "눈 녹듯" 녹아 세상은 앙상한 갈비를 드러냈습니다 출근 시간이면 사람들은 일어나 제 몸 갈비에 살을 붙이기에 바쁘고 멈췄던 시계는 어느새 또 챗바퀴처럼 돌아같니다. 눈 내리던 날 시간이 멈추고 고마움과 기쁨 그리고 작은 사랑이 추억이, 눈 속에서 깔깔거렸다는 것을 다른이들은 모르죠?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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